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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인들이여, 잘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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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목의 연애스피치]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코가 시리고 볼이 붉어지는 겨울이다. 이런 극한 추위로 떨고 있을 땐 누군가와의 작은 마찰만으로도 짜증이 폭발해 '전투의 화신'이 될 수 있다. 물론 사랑하는 남녀에게 있어 이러한 계절적인 방해 따위야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연인이기 전에 사람이기에 다투기 쉬운 계절이 두려운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에 싸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무식한 소리는 하지 말자. 싸울 땐 싸워야 한다.

올라오는 분노게이지를 어떻게든 풀어내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즐거운 일상으로도 복귀할 수 있다. 오히려 싸우지 말고 '참아야 하느니라'와 같은 유명한 고승이나 종교인들의 막연한 가르침을 행하는 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게 바로 연애에 있어서 싸움이다. 하지만 남녀 간의 싸움은 말 그대로 '사랑싸움'이 되어야 한다. 사랑싸움이 아니라 그냥 '싸움'이 된다면 그것은 정말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싸웠을 때 행해진 부정적인 언행은 기억 속에 정확히 보관되어 훗날 또 다른 싸움의 불씨가 된다. 잘 싸우기 위해서는 싸우되, 아주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현명한 싸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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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EXELS]

이런 현명한 싸움은 다소 건조해질 수 있는 남녀 사이를 더 친밀하고 깊은 사이로 발전시키는 자양분이 된다. 일단 연인 간의 싸움에 있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화해가 이루어지고 난 뒤에도 기억이 남을만한 단어나 말을 홧김에 하는 것이다. 남녀 간의 싸움은 두 가지다.

첫째는 아예 남남으로 남는, 영원히 헤어지는 '큰 다툼'이다. 둘째는 싸우고 난 후 곧 화해하고 서로를 꼭 껴안고 다니게 되는 '아무것도 아닌 스쳐가는 하나의 일회성 이벤트'로 가는 경우다. 물론 다시는 서로 안 보게 되는 끝장 다툼의 경우에는 전혀 상관없겠지만, 대다수 연인이 그렇듯 며칠 혹은 몇 시간 만에 곧 화해가 이루어지는 다툼의 경우는 아무리 화가 치밀어 올라도 화해가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화해가 이루어지고 나서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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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EXELS]

아무리 겉으로 "다 잊었어", "다 이해해"라고 말하지만, 연인 간에 오고 간 말은 특히 여성에게 치명적이다. 그녀의 엄청난 기억력에 의해 절대 '컴퓨터 휴지통 비우기'와 같은 기능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로맨틱하게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극적인 화해를 했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들은 안 좋은 말은 그 사람과의 사랑이 지속되는 한 계속해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바로 '연인관계'이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를 매개로 한 인간관계도 아니고, 학연이나 지연에 의한 목적성이 다양한 인간관계가 아니다. 이는 두 사람만의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관계이기에 상대방에 대한 집중도와 비중은 다른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클 수밖에 없다.

남녀 간 싸움에 있어 대표적인 금기어는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과 격려, 그리고 희망적인 메세지에 없는 힘도 내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을 의기소침하게 만들 수 있는 말과 행동들은 단순히 '말'로써,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으로써 치부될 수 없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욱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다. 이러한 사람의 기본적인 본능이자 욕구인 '칭찬받고 싶고, 욕먹기 싫은'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화해한 후에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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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EXELS]

상대의 학력, 집안, 외모적인 컴플렉스, 도덕적인 가치관 등을 건드리는 말은 하는 사람 입장에서 물어뜯기 좋은 먹잇감이겠지만, 그만큼 상대에게는 치명적인 데미지가 가해지는 급소이다. 이러한 부위를 건드리는 상황은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금기이다. 왜냐하면 이 행위는 절대 삭제가 불가능한 악성코드이며 바이러스 백신으로도 치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하드디스크 전체를 포멧해야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두 번 다시는 안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싸움을 통해서 더 아름다운 관계를 꾸며야 한다는 연인 간 '사랑싸움'의 기본 명제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