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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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세친구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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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부족한 제겐 분에 넘치는 멋진 친구 셋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매 순간순간을 함께했더랬죠. 대학도 모두 가까운 곳으로 가게 되어 저희 우정은 변치 않았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던 예민한 순간에도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며 우정을 돈독히 쌓아갔지요. 

물론 중간중간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그만큼 저희는 성장했고,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하나 둘 장가를 가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결국 총각은 저 혼자 남았습니다. 그러고도 몇년이 지났어요. 친구들도 제수씨들도 모두 입을 모아 결혼하니 좋다고 이야기 해왔지만, 저는 그냥 웃어 넘기곤 했더랬죠. 다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본인들의 결혼으로 제가 혼자 남게 되는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예요. 

제가 결혼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 인연을 찾지 못해서였는데요. 참 유난스럽다고 느낄 지 모르겠지만, 제가 '운명'을 너무 믿다 보니 인연을 찾지 못하고 있었더랬지요. 근데 그 모습이 친구들에게는 안쓰럽게 느껴졌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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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하루는 친구들이 부부동반으로 주말 여행을 떠나자고 하더군요. 워낙 격의없이 서로 어울렸기에 제 짝이 없다는 건 신경쓰지 않고 알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여행을 떠나던 날이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놀거리들을 바리바리 챙겨 차 네대가 여행지로 향했습니다. 가다가 중간에 휴게소에 멈췄는데 한 친구녀석 차에서 웬 여성분이 내리는 게 아니겠어요?

와이프 친구라며, 잘 부탁 한다고 목적지까지 잘 모시고 오라며, 친구들은 먼저 떠나더군요. 저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 당황하고 있는데 여성분이 환히 웃으며 다가오시더라고요. 

"먼저 제 가방좀 차에 실어주시겠어요?"

그녀의 말에 정신이 번뜩 들어 부랴부랴 짐을 넣고 함께 출발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당황하며 차를 몰고 있는데, 여자 분이 또 먼저 말을 거시더라고요. 

"친구분들이 서프라이즈라고 하더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셨나봐요~ 저는 덩달아 서프라이즈 한단 마음에 들떠있었는데.. 혹시 제가 마음에 안드시는 건 아니죠?"

그럴리가 있겠냐며,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놀랐을 뿐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계속 뻘쭘히 있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에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지요. 

대화를 하다보니 통하는 것도 많고,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해선 그녀에게서 눈길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따뜻한 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마음도 더 활짝 열렸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혹여나 실수를 할까 싶어 그녀와 관련 된 정보를 공유해줬고, 좋은 공연, 좋은 데이트 장소 추천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제수씨들 모두 관심사가 통했고, 저와 그녀도 잘 맞아 커플 모임도 즐겁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녀가 저희 모임에 같이 하니 완전체가 된 것만 같았고 정말 든든했죠. 

부끄럽지만 프로포즈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행복함에 눈물콧물 다 흘리며 웃는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요. 

그렇게 저희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좋은 친구들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 와이프를 만났고, 아직 태어나진 않았지만 뱃속에 예쁜 공주님을 얻기까지 했으니까요.  

저 참 복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얻기 어렵다는 친구, 연인, 가족을 이렇게 좋은 사람들로 가질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제가 받은 만큼 친구, 그리고 제 사랑하는 여보에게 사랑을 주며 살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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