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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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2015년 최강 커플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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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가 킹스맨 느낌 물씬 나는 수트 한벌을 선물 받게 되었는데요. 이 기쁜 소식을 동네방네 소문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부부 한 쌍을 탄생시켰으니,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한 거 아닐까요? 제 자랑이 너무 길다고 생각 될 수도 있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15년 탄생한 커플 중 가장 멋진 커플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친구는 속된 말로 XX친구라고도 하죠? 아무튼 서로 어릴 때부터 둘도 없이 친한 친구 사이였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와 사느라 일찍 철이 든 놈이었는데요. 늘 밝고 긍정적으로 지냈기에 모르는 사람들은 친구에게 화목한 대가족 속에서 자란 것 같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얼굴도 마음씀씀이도 모난 곳 없고 그늘 없이 참 바르게 잘 자란 친구였는데요. 친구 덕분에 저도 삐뚫어지지 않고 잘 자란 것 같아요. 

친구는 대학을 일본으로 진학했고, 저는 한국 대학에 들어갔기에 처음으로 떨어지게 되었는데요. 서로 거리가 멀어졌더래도 중요한 것들은 함께 의논할 정도로 돈독히 지냈습니다. 그 친구도 일본에서 잠시 들어올 때면 저희 부모님께도 꼭 인사드리러 왔고, 저도 혼자 지내는 친구 어머님께 종종 방문해 아들 노릇 톡톡히 했죠.

그 친구가 일본에서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저도 한국에서 열심히 지냈습니다. 대학 생활에 세번째 봄을 맞게 되었을 때, 전 운명의 짝꿍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알콩달콩 연애도 하고 취업 준비로 바빴지만 친구와 연락만큼은 소홀히 하지 않았죠. 저희는 군대도 동반 입대했어요. 제 여자친구와도 거리낌없이 잘 지냈습니다. 

한편, 제 여자친구의 제일 친한 친구이자, 제 후배이기도 한 후배가 하나 있었는데요. 그 후배는 정말 화목한 가정에서 티하나 없이 반듯하게 잘 자라온 티가 나는 친구였어요. 밝고 맑고, 무엇보다 뒤끝없는 쿨함이 그 친구의 장점이었어요. 예쁜 외모 덕에 인기도 참 많았어요. 그 친구가 이성적으로가 아닌 또 다른 의미로 눈에 자꾸 들어오더라고요. 

제 여자친구와 오랜 상의 끝에, 저와 제 친구의 말차(군대 마지막 정기휴가) 때 소개팅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군인 티 안내려고 나름 신경써서 친구를 만남 장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여자친구와 저는 중간에 살짝 빠지는 센스까지 발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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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만남이 있고 난 후 친구에게 후기를 물어봤는데, 친구가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무슨 일이든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 해주는 편인 친구였는데 입을 꾹 다물고 그냥 웃기만 하는거예요. 여자친구에게 연락해서 후배의 의사도 물었지만 그 친구도 마찬가지..

이대로 실패인가 싶어 그 후론 말을 아꼈죠. 그 후로 저희는 제대하고 자유를 만끽 했습니다. 여자친구도 별 말이 없길래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친구도 복학을 하기로 했고, 친구는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련이 남아서 여자친구에게 부탁해 친구가 내일 출국한다고 후배에게 전해달라고 했죠. 

저희 가족, 친구 어머니, 제 여자친구 다 함께 친구 출국하는 걸 배웅하러 공항에 나갔습니다. 근데 저 멀리서 헐레벌떡 후배가 달려오는 게 아니겠어요? 쇼핑백 안에 간편식부터 생필품 이것저것이 가득 담아 달려오더라고요. 

알고보니 두 사람 다 첫 만남에 서로가 마음에 들었는데, 제 친구는 곧 일본으로 떠나니까, 후배는 제 친구가 반응이 없으니까 그냥 마음을 숨긴거더라고요. 전날 제 여자친구가 '일본 간다'는 소식을 전하니 밑저야 본전이란 맘으로 달려온 것이었어요. 

그렇게 사람들이 잔뜩 모인 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곤 둘은 설렘 가득한 썸을 거친 후 사귄다는 소식을 들려주더라고요. 친구가 귀국하는 날엔 저보다도 후배가 먼저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고, 방학 땐 저와 제 여자친구, 친구와 후배 넷이서 완전체가 되어 놀러다니곤 했습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는 한국에 쭉 있었으니 친구보다 먼저 자리를 잡았고, 작년에 가정을 꾸렸습니다. 친구와 후배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보니 시련도 풍파도 겪은 것 같았어요. 

짧은 이별도 있었지만 서로가 필요하단 걸 깨닫고 다시 만나더라고요. 이번 여름, 친구 녀석이 업무 차 일본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요 돌아오던 날 후배가 공항에서 멋진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총동원되어 소박하면서도 풍성한 프로포즈였습니다. 

2014년 탄생한 커플 중 저와 제 와이프 커플이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커플이었다면, 친구와 후배는 2015년 탄생한 커플 중 가장 아름다운 커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 결혼식을 올리는 친구와 후배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저와 제 친구의 우정도 영원토록 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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