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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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긍정이 불러온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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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에 걸려있던 "Dream is nowhere" 액자를 보고 'Dream is nowhere(꿈은 어느 곳에도 없다)'라고 읽으며 자란 형은 후에 거리의 걸인 신세가 되었고, 같은 글이지만 띄어쓰기를 달리해 'Dream is now here(꿈은 바로 지금 여기 있다)'라고 읽으며 자란 동생은 후에 성공한 대학 교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힘을 준다는 뜻이겠죠. 

이 이야기는 제 삶의 지표가 되었고, 언제 어디서든 긍정적인 마음을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어요. 그렇게 인생을 살아온지 30년! 드디어 제가 진짜 어른의 길로 들어선다는 30줄에 진입을 했답니다. 좀 더 깊이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몸과 마음가짐을 가꾸고 있을 무렵, 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사람들이 보기에 조급해졌나봐요. 여기저기서 소개 자리를 알아다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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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좋은 분들 소개해주신다는 고마운 마음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겠다고 말씀 드렸지요. 마침 새해가 밝았고 첫 시작으로 좋은 분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연초라 그 분은 계속되는 약속과 업무로 시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겨우 만날 날을 정했지만, 무산되기도 일쑤였죠.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연초 액땜인지 제가 길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까지 입원을 하게 되었어요. 한 달 정도 입원을 하게 되어 소개 받은 분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요. 하는 수 없이 주선자분께 죄송하단 말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몇 주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맞추며 애를 썼기에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괜시리 씁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힘을 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병원에 묶인 신세였지만, 주변사람들이 병문안을 와주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 행복해지는 날을 보낼 때였습니다. 하루는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있는데 병실 문앞에 쭈뼛쭈뼛 한 남성분이 들어오시지 않겠어요?

제 손님은 아니란 생각에 다시 책으로 눈길을 옮기던 찰나, 나지막히 제 이름을 부르던 그분! 이쯤되면 짐작이 되겠지만, 그분은 바로 소개를 받아 만나기로 약속했던 그분이었어요. 병원에 오래 있어 제 몰골도 심히 우려되었지만, 바쁜 와중에 먼 길 찾아와주신 그분이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어떻게 찾아오셨냐는 물음에, 계속된 약속 취소 통보에도 웃으며 이해해주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고 하던 그!

제 사고 소식에 정말 많이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만난 사이에, 어색할 법한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서였을까요? 대화가 술술 통하는 건 물론, 시간가는 줄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져 그제서야 시간이 흘렀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또 와도 되겠냐는 그의 물음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이틀 뒤 지나가던 길에 들렀다며 찾아오고, 또 며칠 뒤 보고싶어서 왔다며 찾아오던 그. 제가 병원에 있어 맛있는걸 먹으러 가지도, 좋은 걸 보러 가지도 못했지만 대신 긴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퇴원 후, 그와 저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마침내 밀려있던 데이트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이 대화로 시작해서였을까요?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서로 오래 알고 있던 사이처럼 편해졌고, 6개월 짧은 연애 끝에 그는 제게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사계절을 미처 함께 하지 못했음에도 인생의 길고 긴 길을 함께 걸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하더군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왔기에, 이렇게 좋은 사람이 제 곁에 나타났다고 전 확신합니다. 결혼한 지 3년 차. 제 뱃속엔 저희 둘을 골고루 닮았을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답니다. 이제 곧 둘에서 셋이 될 저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길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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