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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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내게 쉼을 가르쳐 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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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 상쾌! 통쾌! 

이 세 단어는 저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수식어 입니다! 전 사람의 기운은 밝고 긍정적인것으로 부터 시작된다고 믿어의심치 않았고, 우울함이란 제게 사용될 수 없는 단어라 생각합니다. 남들이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금융맨이지만, 제 나름 재미있게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퇴근 후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헬스장에서 한시간 이상 운동을 했고요, 수목드라마는 빼놓지 않고 봤죠. 탁구 동호회 활동도 빠지지 않고 했고요. 하지만 이상하게 여성분들을 만날 시간이 쉽게 나지 않더라고요. 

주변에서 몇번이고 소개를 시켜줬지만, 이상하게 짬을 내기 어려웠고, 매번 시간이 없어서 데이트를 미루다 보면 결국은 예의가 아닌 것만 같아 죄송하다는 인사로 인연을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너무 철저한 라이프플랜 때문이라고, 조금 흐트러져도 좋으니 인연을 어서 만나라고 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았죠. 무슨일에서든 꼼꼼한 저였지만,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 우선순위를 미루는 큰 실례를 범하고 있었던건데 그 사실은 조금 뒤늦게 알아차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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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그렇게 제 고집 피우며 살던 중 주변 친구가 한 여성분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어렵사리 약속 날짜를 정했고, 약속 장소를 정했습니다. 그날따라 무언가에 씌였는지 제가 약속장소를 혼동해 한시간 가량 늦게 만남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해 주선자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차라리 나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지만, 친구가 그런 법이 어디있냐고, 늦어도 그 여성분은 기다려 줄 사람이니 허둥대지 말고 몸가짐 바르게 하고 나가보라고 하더군요. 

약속 장소에 도착해 황급히 땀을 닦으며 여성분을 찾아봤는데요. 아주 편안하고 평화로운 얼굴로 독서중인 여성분이 눈에 띄더군요. 혹시나 싶어 다가가 인사를 드렸는데 오래 기다린 사람같지 않은 여유가 얼굴에서 보였습니다. 저에 대한 배려심도 배려심이지만, 그녀의 여유가 절 편안하게 만들어주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횡설수설 이야기를 던졌는데 오히려 물잔을 건네며 웃어주던 그녀!

뭔가 뒷통수를 찌릿하고 지나가던 그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나름 제 인생 잘 살고 있다 여겼는데 제겐 여유가 없던 거였어요. 게다가 대화를 나누며 느껴지는 그녀의 배려! 언제나 첫인상은 외모로 결정된다고 여겼는데, 처음으로 사람이 풍기는 아우라와 내면으로 첫눈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늘 시간 없다고 튕기기만 하던 제가 그녀에게 매일 만나자 연락한 것도 그때문이지요. 그녀는 천천히 제게 녹아들었고, 저도 그녀의 매력에 풍덩 빠졌습니다. 은은하고 부드럽던 그녀도 저를 만나 웃음이 훨씬 많아졌고, 저도 그녀 덕분에 한템포 쉬어가는 여유를 부릴 줄도 알게 되었어요. 

사람이 사람에게 이렇게 빠질 수 있는가를 깨닫게 된 날 저는 그녀에게 프로포즈 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결혼을 했고, 지금은 7살 아들 3살 딸을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장점과 아빠의 장점을 콕콕 빼닮아 온화하면서도 씩씩하고 밝으면서도 여유를 즐길 줄 안답니다. 저희 가족 정말 행복합니다! 이 글을 통해 저희의 행복을 여러분께 나눠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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