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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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만나야 할 사람들은 언젠간 꼭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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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을 서로 다르게 살아오던 남녀가 만나 마음이 통하고,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이르는 건 마술같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접속>에 이런 명대사가 있지요. "만나야 할 사람들은 언젠가 꼭 만나게 된다고 들었어요."라고요. 요즘은 저도 영화 <접속> 속 전도연처럼 운명론을 믿게 된 것만 같아요. 제 반쪽이 운명처럼 찾아왔거든요. 

저는 금융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 밤낮이 따로 없었습니다. 늘 정신이 없었고, 일을 쉬는 날엔 밀린 잠을 다 자버리는 것 처럼 하루종일 잠만 잤습니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가 원활하지도 않았고, 인연만나기엔 어려움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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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그러던 어느 날, 동창회가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한번쯤은 얼굴을 비춰야겠단 생각에 나가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을 보니 신도 났고, 분위기도 무르익어 갈 때 쯤 한 친구가 제 옆에 스윽 다가와 앉더군요.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라 의아해하던 찰나였습니다. 

"내가 오늘 널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 우리 회사 동료랑 너무 닮아서.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너랑 취향도 잘 맞는 것 같고, 둘이 완벽한 한쌍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 만나는 사람 없으면 소개한번 받아볼래?"

평소 시간이 없어 동창회에 참석한 것도 큰 맘먹고 나간데다, 절 닮은 남자라니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져 시간이 없어 소개받기 어렵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계절이 흐른 후, 친구의 소개 제안이 잊혀질 때 즈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기분 나빠하지말고 들어줘. 정말 내 회사 동료를 보고 있으면 널 보는 것만 같아. 동창회날도 그랬어 널 보고 있는데 내 회사 동료가 떠오르더라고. 나쁜 뜻이 아니라, 정말 행실도 바르고, 둘 다 솔로로 지내는 게 아까워서 그래. 오지랖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 번 고민은 해봐줘"

술김에, 분위기에 취해 그냥 던진 말인 줄 알았는데, 타인이 보기에 저랑 꼭 맞는 남자라니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친구에게 만나보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만나는 당일이 되었습니다. 

카페에 들어선 순간 친구가 말하던 '닮은 남자'가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겠더군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들어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깔끔한 외모와 옷차림까지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대화를 하는데도, 배려나 예의가 몸에 밴 사람이었어요. 이상하게 좋아하는 것도, 행동 습관도 비슷한 게 참 많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살고 있는 동네도 가까웠지요. 

그가 집 앞까지 바래다 준 후 집으로 들어가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태껏 내가 연애하지 못했던 건 자기애가 너무 커서가 아닐까, 그런데 나와 꼭 닮은 사람이 나타났다는 건 이제는 내가 아닌 저 사람을 사랑해보라는 뜻이 아닐까 말이에요. 과대망상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와 닮은 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도 그랬는지 적극적으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 사람이 마음에 들었단 걸 깨달은 순간, 그에게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다르고 같은 동네 살면서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다 만나게 되어있다고. 그래서 우리가 만나게 된 거라고 말이죠. 

그렇게 손을 잡게 된 저희 두사람.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 늦은 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빨리 결혼 결정을 한 게 아니냐고 했지만, 속전속결!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던데요 뭐..

저희 둘을 연결해준 그 친구와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당연히 닮은 저희를 알아본 대단한 눈썰미를 가진 덕분에 저희 두 사람의 은인이 되었죠. 인연이라고 느낌이 오는 사람을 놓치지 않고 평생의 반려자로 맞게 된 요즘, 전 정말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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