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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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에세이

궁합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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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커플은 대학시절부터 캠퍼스 커플, 일명 CC로 늘 함께 붙어다녔습니다. 수업도 함께 듣고, 친구들과도 함께 어울리고, 취업 준비도 함께 하고요. 부모님들도 저희를 다 알고 계셨고, 크고 작은 집안 행사에도 함께 할 만큼 저희를 예뻐해주셨습니다. 조금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제겐 제 남친이, 제 남친에겐 제가 아니면 안된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거든요. 

둘 다 원하는 직장을 갖게 되고 회사에서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슬슬 결혼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저희 결혼은 거의 시간문제였죠. 자타공인 껌딱지 커플이였고, 서로가 서로를 언제나 진심으로 원했기 때문이에요. 부모님들도 흔쾌히 승낙하셨고, 결혼 날짜를 잡으려고 날을 받고 있을 때였어요. 날 받으러 간 김에 궁합을 보기로 한 게 문제였지요. 장난 반 호기심 반에 본 궁합이었을 뿐인데, 저희가 잘 맞지 않는다고 나온거예요. 

찜찜한 건 저희도 마찬가지였는데, 문제는 부모님들이셨습니다. 처음엔 잠깐 그 내용이 신경 쓰여서 그러는 거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저희 결혼을 거세게 반대하시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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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ixabay]

저희가 7년 가까이 사귀면서 서로 크게 다툰적도 없었고, 함께 하는 시간 동안 탄탄대로였습니다. 서로가 시너지 효과가 되어 학점도 잘 받았고, 취업도 잘 되었기 때문이죠. 힘든 시간이 닥칠 때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궁합 때문에 결혼 반대라니, 정말 청천벽력같았어요. 지금이야 서로 좋으니 안될 일도 좋게 해석한 걸 거다, 만약에 둘이 결혼했다가 안좋게 흘러가면 그 땐 어떡할거냐, 등등 정말 듣기 싫은 소리만 하시던 부모님.. 야속했습니다. 

저희 사랑을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예뻐해주셨던 부모님들이 궁합 하나로 이렇게 바뀌실 수가 있을까 하고요.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힘들기도 했고, 정말 잘 안맞는걸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얼굴만 마주 보면 그런 의구심이나 힘듦이 눈녹듯 사라지던걸요. 부모님 눈치에 만나기도, 연락하는 것도 예전보다 힘들어졌지만 마치 저희가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것 마냥 사랑이 더더욱 싹트더라고요. 

제가 힘들 땐 그가 달래주고, 그가 힘들어할 땐 제가 달래주며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서로 굳은 믿음을 보여주며 흔들리지 않자 부모님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흔들리시는 모습에 힘을 얻어 서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노력했습니다. 시련 속에 몸도 마음도 점점 단단해 지는 것도 느껴졌고요. 

마침내 부모님들께선 다시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셨고, 저희 결혼을 승낙해주셨습니다. 궁합보다 더 믿음직스러운건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저희의 변치않는 모습이었다고 말씀하시면서요. 결혼이 인생의 종착지도, 저희 사랑의 최종 목적지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관습을 통해 저희 사랑을 한번 더 돈독히 만들고 싶었고, 결혼 후에도 저희의 노력은 변치 않고 있습니다

궁합 때문에 반대하시던 양가 부모님과 수많은 친구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그리고 오늘도 궁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서로에게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요. 저희 둘에겐 굳은 믿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앞으로 어떤 풍파가 와도 이겨낼 자신 있답니다^^

저희 사랑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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